연고지역 선수를 무제한 지명하던 80년대 이후 1차지명이란 이름으로 연고지역 선수 지명 숫자가 점차 제한 되었습니다.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한 자원으로 매년 선수지명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했던 해태/KIA 스카우터진. KIA로 이름을 바꾼 2003년이후의 1차지명을 되돌아 봅니다. 아시다시피 KIA의 스카웃팀은 김경훈, 조찬관 등 해태시절부터 잔뼈가 굵은 스카우터들을 그대로 이어받아 활동 하였습니다.
2003년.
고우석(KIA)과 김대우(롯데). 광주일고 동기동창의 두 투수입니다. 학교는 달랐지만 동네(?) 1년 선배였던 초고교급 스타 김진우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중이라 두 거물 투수의 등장은 제 2의 김진우를 꿈꾸던 KIA를 설레게 했습니다.
당시 평가로는 전형적인 정통파로 구속과 신체조건이 한층 뛰어났던 김대우가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지만 KIA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고우석을 지명하게 됩니다. 고우석이 경기운영 능력이 한층 더 낫다는 이유였는데 실상 김대우에 대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접촉, 폭등한 몸값, 해외진출에 대한 본인의 의지 등으로 인해 일찌감치 고우석으로 내정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 후 김대우는 김선우, 최희섭과 같이 고려대 입학 - 해외진출의 수순을 밟고자 고대에 진학했지만 구위가 하락하고 미국진출도 뜻대로 이루지 못한채 이례적으로 재학 중 상무입대를 선택했습니다. 현재는 롯데에서 뛰고 있는데, 타자전향설도 있었지만 2군에서 투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우석은 신인시절 활약이 현재까지의 커리어하이일 정도로 김대우와 같이 성장이 정체된 상태입니다. 체중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불어나 보이고 밸런스도 입대 전에 비해 결코 좋아졌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두 선수는 고교시절의 명성과 너무나 다른 면모로 상무에서도 함께 쌍두마차를 이뤘지만 현재의 모습은 1군 등록도 요원해 보입니다. 작년 11월 전역병이라는 점, 자질 자체는 뛰어난 선수들임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승부는 내년 이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있는건 두 선수를 제외하고도 2차지명 1순위에 효천고 포수 이성열과 진흥고 출신의 대졸 신인 강명구까지 2명이 지명되는 호남세 약진의 해였습니다. 더욱 재미있는건 그 해 지명된 호남출신 프로선수 가운데 현재 선두주자는 2차 2순위로 LG에 지명된 이대형이네요.
이대형은 이용규, 오태근과의 약육강식의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고, 이성열은 2년간의 잠행 이후 전격적으로 1군에 올라와 돌풍을 일으켰는데, 지금은 두산과 LG 팬들의 기대와 회환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강명구는 대주자 전문으로 뛰며 20 도루를 넘길 정도의 준족을 자랑하며 지금은 상무에서 뛰고 있네요.
지명 순위와 정반대의 프로성적을 보이고 있는 다섯 선수들이었습니다. 고우석, 김대우의 우위를 논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객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김대우를 포기했던 KIA 스카웃팀 선택이 틀렸던 것 같진 않네요. 하지만 지금의 결과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당시의 스카우터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말았네요.